2017년 스튜디오 씨오엠(이하 씨오엠)의 전시 <시티 코르타니아City Cortanea>가 아카이브봄에서 열렸다. 가상의 도시 코르타니아를 상상하고, 이 도시의 건축 양식을 사물로 치환했다. 씨오엠이 상상한 도시는 근대 이전의 시대 바다 건너 다른 대륙의 도시를 떠올리게 한다.‘코르타니아’는 ‘발췌’라는 의미의 라틴어 ‘콜렉타네아(Collectanea)’에서 변형된 일종의 사투리라고 한다. 씨오엠의 ‘시티 코르타니아’는 전시에만 국한된 형태는 아니었다. 씨오엠은 고딕 성당의 뾰족한 첨탑 모양의 책장을 자신들의 첫 사무실에 배치했고(스튜디오 씨오엠 보광동 사무실, 2016), 서점 오혜를 위해 파리 개선문 형태에서 차용한 책장을 만들었다. 이들의 ‘발췌’는 이국의 역사에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작가의 판화 작업 속 이미지를 공간화하고(아티스트프루트 숍, 2016), 클라이언트가 쓰고 온 중절모의 곡선에서 영감받은 의자를 만들고(대충유원지, 2017), 책 속에서 수집한 형태를 변형해 전시 디자인을 기획하는(전시 <예술가의 문서들: 예술, 타이포그래피 그리고 협업>, 2016) 등 씨오엠의 ‘발췌’는 디자이너와 협업자 사이 발생한 상호작용의 교집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