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가구에게 일어난 일≫에 등장하는 모든 사물은 작가 사사건건의 자택을 채웠던 '원본 가구'와 이를 기반으로 새롭게 설계된 '재구성된 사물'의 관계를 증명하는 상징적인 오브제들입니다.

산업의 궤도를 이탈한 문짝
시작은 공사 현장에서 쓰다 남은 문짝 두 개였습니다. '어떻게든 쓰이겠지' 하는 마음으로 집으로 들고 온 그 잉여물들은 처음엔 그저 밑그림을 그리는 테스트용 판재에 불과했습니다. 사회나 산업의 효율적인 궤도에서 철저히 이탈해, 오롯이 개인적인 흔적만을 품은 사물이 집 안에 하나쯤 있었으면 하는 작가의 바람이 투영된 선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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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풍, 자작나무 합판 위 수용성 퍼티, 아크릴 물감, 면사, 플라스틱, W1280 x D40 x H1480mm, 2025
시에나의 청금석 빛을 거실로 불러오는 방식
작가는 문득 유럽 여행에서 마주했던 종교 건축의 경이로움을 떠올렸습니다. 시에나 대성당의 탑 위에서 마주했던 볼트 구조의 꼭짓점, 그리고 그곳을 채웠던 낡은 청금석의 아득한 빛깔. 그 성스러운 구조와 색채를 일상의 사물로 다시 불러오고 싶었습니다.

도면으로 설계한 ‘빼뚤빼뚤한’ 기억
시에나 대성당의 웅장한 볼트와 아득한 별들을 금속 장식으로 옮겨오는 과정에서, 작가는 역설적이게도 '손의 흔적'을 지키는 데 집착했습니다. 기계가 깎아내는 매끈하고 차가운 직선은 도면 위를 서성였던 설계자의 고심과 투박한 손맛이 느껴지는 '빼뚤빼뚤한 선'들로 대체되었습니다. 정교한 설계 체계를 통과하면서도 작가의 자유로운 흔적을 잃지 않으려 했던 이 집요한 시도는 병풍 위에 양면의 풍경을 펼쳐냅니다. 한 면에는 거룩한 볼트의 웅장함을, 다른 한 면에는 별들의 다정한 아름다움을 품은 금속 장식은 다정한 장면이 되어 우리 곁에 머뭅니다.











작가 노트


"정교한 프로세스를 거친 공장제 사물도 당연히 필요하지만, 나는 공간에 '손재주 없는 사람이 빼뚤빼뚤하게 손으로 만든 것들'이 반드시 함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멍청하고 밋밋하게 생긴 가구의 면들 사이로 꼬불꼬불하게 엮인 선들을 매달았다. 매끈한 기성품의 논리로는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투박하지만 기어코 '사람이 조작한 형태'가 개입될 때 비로소 이 가구들이 살아 있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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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가구에게 일어난 일≫에 등장하는 모든 사물은 작가 사사건건의 자택을 채웠던 '원본 가구'와 이를 기반으로 새롭게 설계된 '재구성된 사물'의 관계를 증명하는 상징적인 오브제들입니다.

산업의 궤도를 이탈한 문짝
시작은 공사 현장에서 쓰다 남은 문짝 두 개였습니다. '어떻게든 쓰이겠지' 하는 마음으로 집으로 들고 온 그 잉여물들은 처음엔 그저 밑그림을 그리는 테스트용 판재에 불과했습니다. 사회나 산업의 효율적인 궤도에서 철저히 이탈해, 오롯이 개인적인 흔적만을 품은 사물이 집 안에 하나쯤 있었으면 하는 작가의 바람이 투영된 선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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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풍, 자작나무 합판 위 수용성 퍼티, 아크릴 물감, 면사, 플라스틱, W1280 x D40 x H1480mm, 2025
시에나의 청금석 빛을 거실로 불러오는 방식
작가는 문득 유럽 여행에서 마주했던 종교 건축의 경이로움을 떠올렸습니다. 시에나 대성당의 탑 위에서 마주했던 볼트 구조의 꼭짓점, 그리고 그곳을 채웠던 낡은 청금석의 아득한 빛깔. 그 성스러운 구조와 색채를 일상의 사물로 다시 불러오고 싶었습니다.

도면으로 설계한 ‘빼뚤빼뚤한’ 기억
시에나 대성당의 웅장한 볼트와 아득한 별들을 금속 장식으로 옮겨오는 과정에서, 작가는 역설적이게도 '손의 흔적'을 지키는 데 집착했습니다. 기계가 깎아내는 매끈하고 차가운 직선은 도면 위를 서성였던 설계자의 고심과 투박한 손맛이 느껴지는 '빼뚤빼뚤한 선'들로 대체되었습니다. 정교한 설계 체계를 통과하면서도 작가의 자유로운 흔적을 잃지 않으려 했던 이 집요한 시도는 병풍 위에 양면의 풍경을 펼쳐냅니다. 한 면에는 거룩한 볼트의 웅장함을, 다른 한 면에는 별들의 다정한 아름다움을 품은 금속 장식은 다정한 장면이 되어 우리 곁에 머뭅니다.











작가 노트


"정교한 프로세스를 거친 공장제 사물도 당연히 필요하지만, 나는 공간에 '손재주 없는 사람이 빼뚤빼뚤하게 손으로 만든 것들'이 반드시 함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멍청하고 밋밋하게 생긴 가구의 면들 사이로 꼬불꼬불하게 엮인 선들을 매달았다. 매끈한 기성품의 논리로는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투박하지만 기어코 '사람이 조작한 형태'가 개입될 때 비로소 이 가구들이 살아 있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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